BPL이 대세인 요즘 3kg이 넘는 텐트를 산 이유 (힐레베르그 알락 vs 니악)

힐레베르그 알락2
출처: Flickr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BPL(Backpacking Light)을 사랑한다.

기능이 비슷하다면 가벼운 게 진리니까.

솔직히 내 몸무게 1kg 빼는 것보다 백패킹 짐 1kg 줄이는 게 더 쉽다.

다들 공감하시죠?😁


하지만 겨울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하 10도에서 20도를 오가는 (극)동계 백패킹에서 나의 0순위는 '안전' 그리고 '생존'이다.



작년 겨울 선자령에서 태풍급 강풍이 분 적이 있었다. 수많은 텐트들이 찢기고 폴대가 부러졌고, 백패커들은 목숨 걸고 칠흙같은 한밤중에 탈출을 감행해야 했다.


영하 10-20도에 달하는 추위로도 이미 극한인데,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을 헤쳐나가기란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이 사건은 나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어떤 환경에서도 나를 지켜줄 텐트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생겼다.



그렇다면 어떤 텐트를 사야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1 힐레베르그 솔로


처음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힐레베르그 솔로(SOULO)였다.

현존하는 텐트들 중 가장 강풍에 강한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힐레베르그 솔로
출처: Flickr


선자령 강풍이 분 날, 풍속이 대략 24m/s였다고 한다.

2020년 Tom Heaney Adventure라는 유튜버가 풍속 약 60mph(약 26m/s)에서 필드 테스트를 해봤는데 솔로는 멀쩡히 버텨주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작다.

극동계에는 가뜩이나 챙길 것이 많다.

평소보다 큰 배낭이 필요하고, 갈아입을 옷도 부피가 크고, 음식도 해먹어야 한다. 아담한 몸뚱아리라면 모를까.😂 예전에 공격형으로 산 작은 텐트에서 너어무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 솔로는 패스했다.

공간이 작은 것만 제외하면 악천후에 가장 마음이 든든할 것 같은 텐트다.



#2 MSR 어드밴스 프로2


MSR 어드밴스 프로2
출처: 네이버블로그 Vaun의 사진이야기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온 텐트는 솔로(Soulo) 다음으로 돌풍에 강하다고 알려진 MSR 어드밴스 프로2다.

무게도 1.60kg으로 매우 가벼운 축에 속하는 사계절텐트였다.


하지만 전실(베스티뷸)이 없어 신발과 배낭을 젖은 채로 안에 들여놔야 하고, 싱글월이라 어쩔 수 없이 결로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3 힐레베르그 알락2


 우선순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1. 강풍 및 강설에 강한 튼튼한 텐트일 것.

2. 전실이 있고 공간이 넉넉할 것.

3. 위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서 무게는 3kg 내외일 것.


 위 조건을 모두 어느 정도 충족하는 텐트는 힐레베르그 알락이었다.


알락은 솔로(Soulo)만큼은 아니지만 강풍에 강하고, 전실이 양옆에 있어 공간활용도가 높다.

또한 DAC 듀랄루민 폴을 사용해서 바람에 휘면 휘었지, 카본 폴과 다르게 부러질 위험이 적었다.


더블월이라 싱글월보다 구조적으로 결로가 잘 생기지 않고, 벤틸레이션(환기구)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어 결로에 비교적 자유로웠다.


펙을 제외한 최소무게는 2.8kg. 모든 구성품을 포함한 풀패킹은 3.3kg.


묵직한 무게와 수납부피가 부담으로 다가온 건 사실이었으나, 동계 백패킹에서 트레킹은 길어야 2시간 이내인 곳으로 주로 갈 것이었으므로, 무게보다는 안정성과 공간성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나에겐 더 중요했다.


결과적으로는? 텐트 퀄리티에는 만족. 하지만 생각보다 수납부피가 커서 배낭 테트리스 난이도가 높다는 게 단점.



#4 힐레베르그 니악


나의 동계 백패킹 전략: '니악'과 '알락'을 이원화시키자!


영하 5도-10도 정도 되는 적당한 추위엔 1.7kg의 가벼운 니악을 챙겨간다.

단, 침낭은 아주 좋은 걸로.


니악의 단점:

환기구멍(벤틸)이 부족해서 생각보다 결로가 많이 생겼고, 이너텐트 전면이 메쉬로 되어있어 알락보다 춥다.

또한 베스티뷸이 한 쪽밖에 없어 수납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알락보다 강풍에 취약하다.


 하지만 가벼운 무게와 부담없는 패킹사이즈로 배낭 테트리스 스트레스가 훨씬 적었다!



 알락2와 발란드레 오딘 침낭을 넣으면 60L 배낭이 벌써 거의 꽉 차버린다.

 니악은 훨씬 여유가 있다.


 제법 만만한 추위엔 니악.

 눈이 쏟아지고, 강풍을 만날 수 있고,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극동계엔 알락.


추위라면 질색이지만, 백패킹의 꽃이 극동계라는데, 죽기 전에 한번 즐기는 경지가 되도록 경험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직은 추위가 무섭고, 동계백패킹에 대한 두려움이 다 사라지진 않았지만, 살아남는 것을 넘어 즐기는 단계까지 되는 게 목표다.


동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



**모든 이미지는 구글 및 네이버에서 CCL 검색으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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